"충렬사에 이르는 길 암켠에는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고 아지랑이가 감도는 봄날 핏빛같은 꽃을 피운다.

그 길 연변에 명정골 우물이 부부처럼 두개가 나란히 있었다. 

음력 이월 충신제를 올릴 무렵이면 고을 안의 젊은 각시,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 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."


-박경리 <김약국의 딸들> 중